예전부터 프렌치 코스요리를 먹어보는게 꿈이었고, 마침 기념할 일이 있어서 2022년 12월 남자친구와 함께 한남에 있는 디템포레(De tempore)에 갔다. 미쉐린 가이드에도 올라가있는 맛집이라길래, 큰 기대를 걸고 캐치테이블에서 예약했다.
디템포레의 메뉴는 코스 하나이고, 가격은 12만 원이다. 그냥 식사만 하기 아쉬워서 우리는 글래스로 와인도 추가했다.
어떤 재료를 사용해서 어떻게 만들었다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는데, 솔직히 기억은 못한다. 하지만 확실한건 진짜 전부 맛있었다는 것이다. 아뮤즈로 나온 핑거푸드는 한 입 먹자마자 맛있다! 는 외침이 나왔고, 따뜻한 스프?도 맛있었다. 방어와 유기농 토마토는 나와 남친 둘 다 좋아한 요리인데, 소스가 정말 부드럽고 맛있었다(저 사진에 들어간 비행기 그림자는 사진을 콜라주하다가 실수로 들어간 것 같다...).
골뱅이는 정말 맛있었지만... 약간 고급스러운 버터 오징어 맛이었다. 괜히 버터오징어가 먹고싶어지는 맛...
수플레랑 아귀도 정말 맛있어서 순삭했다. 특히 아귀는 정말 쫄깃하고 보들보들한 식감이었고, 소스와 잘 어울렸다.
그리고 메인인 와규 플랭크도 맛있었는데, 옆의 소스나 가니쉬는 훌륭했지만 고기 자체가 막 놀라운 맛은 아니었다. 난 한우를 구워서 먹었을 때 살살 녹는 맛을 좋아하는데... 당연히 질기거나 맛없다는건 아니지만 그냥 '맛있는 고기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코스 가격 생각하면 당연한 걸지도... 어쨌든 이것도 순삭... 생각하니까 또 배고파지네.
그리고 디저트 아이스크림이 참 맛있어서 싹싹 긁어먹었다. 마지막으로 약간 아쉬운 순간에 차와 함께 나온 까눌레와 젤리ㅋㅋㅋ 남친은 입이 까다로워서 저 젤리가 별로 맘에 안들었던 듯하지만, 난 둘 다 잘 먹었다.
글래스로 시킨 화이트 와인도 식사와 잘 어울렸는데, 와인을 별로 안 좋아하는 남친이 웬일로 맘에 들었는지 라벨까지 찍어갔다... 크게 드라이하거나 달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맛이었고, 글래스 와인은 레드랑 화이트 둘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었는데 서버분의 추천을 받아서 화이트로 골랐다.
여기는 음식 맛도 전반적으로 훌륭했지만 분위기랑 서버분들 친절이 정말 너무 좋았다. 일단 인테리어도 너무 예쁘고, 분위기가 포근한 느낌이었는데, 한참 추울 때 가서 문 열고 들어가자마자 포근~한 분위기가 맞아주는 느낌이어서 기분이 좋았다. '내가 대접 받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에서 식사할 수 있었고, 서버분들도 부담스럽지 않지만 모든걸 완벽하게 챙겨주셔서 들어가서부터 나올때까지 행복하게 식사할 수 있었다. 덕분에 시간이 좀 지났는데도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을 정도다.
당분간은 파인다이닝이나 오마카세 갈 일이 없을 것 같은데(여행도 다녀와서 초긴축해야함...) 그래도 마지막에 여기로 가길 잘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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